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넷플릭스 ‘악연’ 리뷰

바닐라이야기 2025. 4. 14. 07:25

2025년 4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긴장감으로 가득 찬 범죄 스릴러입니다.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뒤흔든다"는 테마 아래, 6명의 인물이 얽히고설킨 인과의 사슬 속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칩니다.
저는 첫 화만 보고 가볍게 넘기려 했다가, 결국 정주행을 멈추지 못한 채 이틀 밤을 꼴딱 새워버렸습니다.

이번 글은 넷플릭스 ‘악연’에 대해서 자세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넷플릭스 ‘악연’ 리뷰

 

 

“악연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다”

드라마 ‘악연’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합니다. 보험금을 노린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겉으로는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사채업자 아버지를 살해당한 남자(이희준), 사건의 목격자이자 조종자(박해수), 유년기 트라우마를 품고 살아가는 여자(신민아), 겁 많고 나약하지만 결정적 순간 배신을 택하는 남자(이광수), 순수한 얼굴 뒤 이중적인 욕망을 감춘 여자(공승연), 그리고 조용히 기회를 엿보는 또 다른 남자(김성균).
이 6명의 인물은 각각 다른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지만 결국 ‘악의 도미노’를 일으키며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단연 배우들의 연기였습니다.
박해수는 냉철한 협박범과 과거에 사로잡힌 인물 사이에서 완급 조절을 절묘하게 해냈고, 특히 신민아와의 눈빛 대치 장면은 숨이 멎을 정도였습니다.
신민아는 드라마 전체의 감정선을 쥐고 흔들며, 특히 4화에서 과거 트라우마가 폭발하는 장면은 너무 현실적이라 눈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이광수는 지금까지의 코믹 이미지를 완전히 걷어내고, 겁 많고 자기 방어적인 인물을 실감 나게 표현했고, 공승연 역시 겉은 순수하지만 내면은 냉정한 인물을 이중적으로 잘 소화했습니다.


줄거리 핵심: "누가 진짜 악인인가?"

각 인물의 과거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성폭력, 사채, 배신, 협박, 조작, 심지어 살인까지. 이 드라마는 단순한 ‘누가 나쁜 사람인가’를 묻지 않습니다.
"당신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겠는가?"
저는 보면서 여러 번 멈추고 생각하게 됐어요. 주연이 안경남을 바라보는 눈빛, 목격남이 점점 냉혹해지는 과정, 유정의 미소 속 속셈.
선한 사람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데, 묘하게도 이들에게 공감하게 됩니다. 사람 냄새가 납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

물론 완벽한 작품은 아닙니다.
웹툰 원작을 본 입장에서 보면, 후반부 몇몇 전개는 예상 가능한 흐름이었고, 안경남의 배신이나 유정의 최후는 너무 '클리셰적'인 감이 있었습니다.
또 1화에서 보험금 관련 설정을 지나치게 설명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습니다. 초반의 몰입도가 살짝 낮았던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원작의 강한 사회적 메시지(사채 문제, 피해자 후유증 등)가 드라마에서는 조금 옅어진 느낌도 들었습니다.


시청자 반응 & 개인 후기

  • 로튼토마토 관객 평점 89%, "박해수의 연기가 압도적"
  • 국내 반응: "악역만 나와도 공감된다", "퍼즐 맞추는 재미가 있다"
  • 해외 리뷰: "한국 드라마 특유의 복잡한 감정선이 인상적"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했던 장면은 5화 후반, 박해수가 차를 분지기 시작하며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악이란 이렇게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구나" 하는 섬뜩한 느낌이 들더군요.
또 주연이 안경남에게 “네가 악의 시작이 아니야. 넌 그저 고리 중 하나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간의 죄와 책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졌습니다.


관계의 역학이 만든 심리 스릴

드라마 ‘악연’은 단순히 범죄 스릴러를 넘어, 인간관계의 역동성을 치밀하게 파고듭니다.
복수하려는 자, 숨기려는 자, 잊으려는 자, 조종하려는 자.
그 모든 갈등이 얽히면서 ‘악연은 고리가 아니라 거대한 그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시청 내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 가는데,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있었어요.


결론: ‘악연’은 스릴러이자 인간 드라마다

‘악연’은 “악은 순환된다”는 명제를 뼈저리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누구 하나 선하지 않지만, 누구 하나 완벽히 악하지도 않은, 애매하고도 현실적인 인물들.
특히 인간 내면의 심연, 죄책감과 복수, 잊지 못한 상처를 밀도 있게 그려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넷플릭스 ‘악연’은 단순한 ‘누가 범인인가’를 묻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선택의 무게를 다룬, 심리 퍼즐 스릴러입니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거나, “선악의 경계가 흐려진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력 추천합니다.

"고리를 끊어도, 흉터는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