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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뮤지컬과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돌아온 『베르사유의 장미』는 여전히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는 불멸의 고전입니다. 1972년 이케다 리요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으로, 신분의 굴레, 성별의 경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유는 단순한 로맨스나 시대극이 아닌, 인물 하나하나의 내면과 선택, 그리고 시대를 관통하는 철학적 메시지가 살아 숨 쉬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뮤지컬로 접하며 다시 한번 그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 여운이 쉽사리 가시지 않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번 글에서는 베르사유의 장미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뮤지컬·애니메이션 『베르사유의 장미』 리뷰

 

 


줄거리: 귀족과 민중, 사랑과 혁명의 교차점

이야기는 귀족 가문의 딸로 태어났지만 남자로 길러진 ‘오스칼 드 자르제’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집사 ‘앙드레’, 그리고 실존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과 사랑, 그리고 혁명의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오스칼은 태생적으로 주어진 삶의 틀 속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로 신념과 사랑, 정의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녀의 시선을 통해 당시 귀족사회와 민중의 삶, 혁명의 불꽃이 얼마나 격렬하게 부딪혔는지를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핵심 메시지: 자유, 인간애, 그리고 여성의 주체성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깊은 갈망을 그립니다. 사회적 신분과 성별의 벽을 넘고자 하는 오스칼의 여정은 오늘날에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여성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로 다가왔습니다. 오스칼은 단순한 여성 영웅이 아니라, 그 시대의 억압을 뚫고 나아가는 ‘인간’으로서 더욱 빛납니다.


감동적인 명장면: 오스칼과 앙드레, 그리고 바스티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역시 앙드레가 오스칼을 지키다 전사하고, 오스칼이 절규하며 진심을 고백하는 장면입니다. "사랑해 앙드레…… 이미 오래전부터. 단지 너무 늦게 깨달은 것뿐이야..."라는 대사는 가슴을 파고드는 슬픔 그 자체였습니다. 그동안 애틋하게 쌓아온 두 사람의 감정이 이 한순간에 폭발하며 관객의 눈시울을 적십니다.

또 하나의 명장면은 오스칼이 바스티유 감옥을 향해 혁명군을 이끌고 전진하다 총탄에 쓰러지는 장면입니다.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그녀가 자신의 신념과 사랑, 자유를 위해 마지막까지 싸운 결과로써 너무나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무대 위 조명, 음악, 배우의 연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무대미와 음악: 감정을 증폭시키는 예술의 완성

이번 뮤지컬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무대미’였습니다. 250벌이 넘는 시대 의상과 LED 조명, 화려한 귀족 무도회와 대비되는 민중의 거리 묘사는 시각적으로 큰 몰입감을 안겨줬습니다. 넘버 또한 매우 뛰어났습니다. 오스칼의 내면을 표현한 ‘나, 오스칼’, 앙드레의 절절한 ‘독잔’, 그리고 페르젠의 회한을 담은 ‘센강의 기억’은 감정선을 한층 깊게 만들어줬습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오스칼 역을 맡은 배우의 가창력과 표정 연기는 단순한 연기를 넘어, 실제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약간의 아쉬움: 압축된 서사와 로맨스의 축소

원작이 방대한 만큼, 2시간 30분 안에 모든 서사를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몇몇 인물 간의 관계나 세부 에피소드가 빠르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고, 로맨스 중심의 서사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신 ‘오스칼’이라는 인물의 성장과 신념에 더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강한 메시지와 몰입감을 유지했습니다.


총평: 여전히 빛나는 고전, 마음을 울리는 시대극

『베르사유의 장미』는 단순히 과거를 그리는 작품이 아닙니다.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우리는 누구를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묻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눈물도 흘리고, 오랜만에 가슴 깊이 울리는 작품을 만났다는 감동이 남았습니다.

2025년 다시 태어난 『베르사유의 장미』는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안겨주는 대서사시입니다. 원작 팬은 물론,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진정한 자유, 인간애,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작품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감성적인 시대극, 묵직한 메시지를 찾고 있다면 이 작품을 꼭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