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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를 찾는 건 늘 쉽지 않아요.
단순히 "재밌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함께 보고 나서 아이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엄마인 나도 공감할 수 있는 깊이를 가진 영화라면 더더욱 귀하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다시 본 디즈니 픽사의 엘리멘탈(Elemental)은
정말 ‘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처음 봤을 때도 좋았지만, 두 번째 감상에선
마음에 남는 울림이 훨씬 더 크게 다가왔어요.
『엘리멘탈』 줄거리 한눈에 보기
이야기의 배경은 네 가지 원소(불, 물, 흙, 공기)가 함께 살아가는 '엘리멘트 시티'.
그 안에서 살아가는 ‘불의 민족’ 이민자 가정의 딸 엠버와,
감정에 솔직하고 따뜻한 ‘물의 청년’ 웨이드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전혀 다른 속성과 문화를 가진 두 존재.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
‘다름’이 틀린 게 아님을 자연스럽게 보여줘요.
아이들에게도 너무 좋은 메시지 아닌가요?
어른이 봐도 ‘맞아, 그래야 해’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내가 엠버였다" - 엄마로서의 공감
사실 엠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불의 민족이라는 상징이 단순히 원소가 아니라,
'이민자', '2세대 자녀', '부모 기대를 짊어진 자식'이라는
다양한 의미로 다가와요.
특히 엠버가 부모님의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자신의 진짜 꿈을 접고 살아가는 모습은
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어요.
"나는 언제부턴가 내 꿈보단 가족의 기대를 먼저 생각하게 됐지?"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아이를 낳고, 키우며, 나보다 가족을 우선하게 된 지 오래지만,
이 영화는 저에게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했어요.
그리고 그 질문은 의외로 따뜻하게 돌아왔어요.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웨이드, 진짜 멋져
웨이드는 정말 인상적인 캐릭터였어요.
잘 울고,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고,
남을 위로하는 말도 참 따뜻하게 해요.
한 장면에서 웨이드가 엠버에게 말하죠.
“감정을 표현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그 말에 진심으로 마음이 찡했어요.
어른인 나조차도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며 살아왔는데,
아이에게는 ‘울지 마’ 대신
‘울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겠구나 싶더라고요.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안아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픽사 퀄리티, 역시 실망 없음!
시각적인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였어요.
불의 캐릭터가 빛나고 타오르는 모습,
물의 캐릭터가 흐르고 투명하게 반사되는 디테일,
공기 캐릭터의 가벼움과 흙 캐릭터의 단단함까지…
모든 원소가 너무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었어요.
특히 ‘물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장면들은
아이와 함께 “우와~ 너무 예쁘다!”를 연발하며 봤어요.
아이 눈도 반짝이고, 저도 순간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아이와 나눈 대화가 선물처럼 남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아이가 조용히 물었어요.
“엄마, 불이랑 물은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어?”
저는 웃으면서 대답했죠.
“그럼, 서로 다르지만 친구가 될 수 있어.
다르다는 건 특별한 거니까.”
이 짧은 대화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를 같이 본 의미가 충분하다고 느꼈어요.
그저 보고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주고, 아이와 마음을 나눌 수 있게 해주는 영화.
그게 바로 『엘리멘탈』의 진짜 매력인 것 같아요.
『엘리멘탈』 추천 이유 정리
✔️ 가족 영화로 딱!
✔️ 아이와 '다름'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좋은 이야기
✔️ 엄마도 울컥할 만큼 감정선이 깊음
✔️ 픽사 특유의 감각적인 비주얼
✔️ 꿈, 가족, 자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메시지
마무리하며 - 이 영화는 아이보다 제가 더 감동했어요
『엘리멘탈』을 보면서 느낀 건,
아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
어른이 꼭 봐야 할 이야기라는 점이에요.
특히 저처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영화를 통해 위로받고,
잠시나마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아이에겐 이 영화가
“세상엔 나와 다른 친구들이 있어.
하지만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야.”
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엘리멘탈』, 아직 못 보셨다면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려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이와 함께 보시길 진심으로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