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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5일 첫 방송된 채널A 주말드라마 *마녀'는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강풀 유니버스의 연장선상에서 등장했다는 점에서 웹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데요. 첫 회 시청률 2.4%, 2회 3.0%를 기록하며 채널A 드라마 사상 최고 첫 방송 시청률을 달성한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드라마 마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미스터리와 로맨스, 두 장르의 균형
‘마녀’는 단순히 로맨스 드라마라고 보기엔 어려운, 복합장르의 작품입니다. 저주라는 미스터리한 소재와 이를 해결하려는 이성적인 데이터 전문가의 접근 방식이 조화를 이루며, 기존 로맨스 드라마와는 확연히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이동진 역을 맡은 박진영은 데이터 마이닝 전문가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저주의 원인을 찾으려는 인물입니다.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정을 오가며 극에 중심을 잡아주는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박미정 역의 노정의는 ‘마녀’라는 사회적 낙인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로, 고통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해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솔직히 초반 두 회는 정말 흡입력이 대단했습니다. 연출, 배우, 스토리, 모두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어요. 특히 주지훈, 윤박, 현봉식 등 카메오 군단이 등장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연출도 꽤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주지훈의 깜짝 출연은 개인적으로도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였어요.
영상미와 연출력, 그리고 현실적인 메시지
드라마 ‘마녀’의 또 다른 강점은 영상미입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미장센과 CG는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김태균 감독의 연출력은 특히 플래시백과 현재를 교차시키는 장면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암수살인'을 연출한 감독답게, 심리적인 긴장감을 조성하는 능력이 돋보였죠.
또한 이 작품은 단순한 ‘저주’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낙인과 편견, 고립이라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타인에게 쉽게 던지는 시선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잔인함을 드라마는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줬습니다.
아쉬웠던 반복 구조와 흐트러진 서사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반복되는 전개 구조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저주 발생 → 해결 시도 → 위기 회피’의 반복은 신선함보다는 피로감을 유발했고, 몇몇 캐릭터의 행동 동기가 충분히 설득되지 않아 감정 이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는 6~8회를 보며 약간 지루함을 느꼈는데요. 초반에 느꼈던 긴장감이 흐려지고, 마치 늘 보던 패턴의 드라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어요. 박진영과 노정의의 케미는 여전히 좋았지만, 연출의 템포가 늘어지고 불필요한 카메오의 빈도도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출이 조금만 더 밀도 있게 구성되었더라면, 후반부의 몰입감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종영을 앞둔 관전 포인트
이제 종영을 앞두고 드라마는 박미정의 내면 변화와 이동진의 사고 위기라는 두 갈래의 갈등을 중심으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죽음의 법칙’을 깨뜨릴 수 있을지,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마지막 회에서 원작 팬들과 일반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보게 되는 이유입니다.
결론: ‘마녀’는 실패작인가? 아니다.
드라마 ‘마녀’는 분명 아쉬운 점이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특히 중반 이후의 서사 흔들림은 완성도를 다소 떨어뜨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보여준 연기력,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강풀 유니버스의 확장 가능성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녀’를 보며 강풀 작가의 세계관이 드라마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봤어요. 조금 더 섬세한 연출과 캐릭터 설득력이 뒷받침되었다면 명작으로 남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와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